불확실성 · 고독 · 기득권 · 시간, 순서대로 찾아오는 네 개의 벽
방향을 알아도 끝까지 가는 사람은 소수다. 이 글은 그 이유를 네 가지 장벽으로 분해한다. 미리 알면 같은 길을 걸어도 변수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용기와 결단으로 혁신을 선택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혁신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장벽들이 순서대로 찾아온다는 점이다. 시작할 때 만나는 벽과 성과가 나기 시작할 때 만나는 벽이 다르다.
불확실성 · 고독 · 기득권 · 시간, 순서대로 찾아오는 네 개의 벽
이미 검증된 길을 걷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혁신의 시작에는 참고할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 모든 것이 낯설고, 끊임없는 변수와 시행착오가 따라온다. 지금의 선택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고, 언제 성과가 날지도 알 수 없다. 잘못된 판단 하나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흔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불안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도 같은 말이 돌아온다.
주변의 반대는 혁신이 틀렸다는 증거가 아니다.
그들이 보는 것은 지금까지의 기준이고, 혁신은 그 기준 밖에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대가 없다면 오히려 이미 남들도 하고 있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언어로 대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
혁신은 본질적으로 고독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라는 사실은 곧 함께 갈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고독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도 같은 언어로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설명해도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중요한 갈림길마다 의사결정은 혼자 내려야 한다. 검증해 줄 선례도, 물어볼 전문가도 마땅치 않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책임은 나눠지지 않는다. 이 무게가 길어지면 판단력 자체가 흐려진다.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진짜 저항이 온다
험난한 여정을 뚫고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이제 끝인가 싶은 순간에 더 큰 벽이 나타난다. 기득권이다.
기득권이란 지금의 질서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구조를 말한다.
특정 인물이나 회사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래된 관행, 유통 구조, 제도, 업계의 상식까지 포함한다. 이 구조는 새로운 방식의 등장을 반기지 않는다. 새 방식이 성공할수록 자신의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항은 성과와 함께 커진다. 순서로 보면 이렇다.
시작할 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면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도와 관행을 앞세운 압박, 심하면 소송까지. 잘될수록 방해가 커진다.
혁신은 언제나 비대칭적이다
혁신은 언제나 비대칭적이다.
대부분의 사업자는 당장 다음 달 매출과 다음 분기 현금 흐름을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혁신은 늘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로 미뤄진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느껴지는 그때가 언제인가?
역설적으로, 혁신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 바로 그때다. 여유가 있을 때는 절박함이 없고, 절박할 때는 여유가 없다.
버틸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
넘어서기 힘든 장벽들이 가로막더라도 혁신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새로운 도전 없이 버틸 수 있는 시점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은 점점 힘을 잃고 있고, 과거의 성공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결국 남는 것은 두 갈래의 선택뿐이다.
당장은 편하고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대신, 천천히 소모된다.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뒤로 미뤄진 것이다.
앞의 네 장벽을 모두 마주하게 된다. 대신 그 장벽을 넘은 자리에는 아직 아무도 없다. 경쟁우위는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제 장벽은 예상 가능한 것이 되었다. 예상한 벽은 좌절의 이유가 아니라 대비의 대상이다. 어느 구간에서 무엇이 올지 알면, 그때 무너지지 않을 준비를 미리 해 둘 수 있다.
다시 익숙한 길을 걸으며 천천히 소모될 것인가, 불확실하더라도 새로운 길을 끝까지 갈 것인가. 그 선택에서 용기와 결단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