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어도 이 구조만은 바뀌지 않는다
혁신은 방법을 배우기 전에 무엇을 바꿀 것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 글은 비즈니스를 네 개의 조각과 두 개의 축으로 분해한다. 끝까지 읽으면 내 사업에서 바꿀 지점이 어디인지 보인다.
20년 넘게 직접 사업을 해오고, 전 세계에서 혁신에 성공한 수많은 기업과 사례를 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고 시장의 모습이 달라져도, 비즈니스의 본질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란 고객의 문제를 해결(가치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돈으로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다.
이 한 문장은 네 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넷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하나라도 0이면 전체가 0이 된다.
고객의 문제는 해결해 주지만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가치 있는 활동이지만 사업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 봉사나 취미에 가깝다.
돈은 받지만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다. 의도했든 아니든 결국 신뢰를 잃고 시장에서 밀려난다.
시대가 바뀌어도 이 구조만은 바뀌지 않는다
정의가 정해졌으니 답은 단순해진다. 성공한 비즈니스란 앞의 구조를 더 크게, 더 많이, 더 오래 돌리는 것이다.
많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돈으로 지속적으로 많이 받아내는 것.
내 사업은 이 셋 중 어디가 약한가?
문제가 작은가, 대가를 못 받고 있는가, 아니면 오래가지 못하는가. 답이 다르면 바꿔야 할 것도 다르다.
세상의 큰 문제를 해결하고, 그 대가를 지속적으로 받아내는 구조
그렇다면 이런 비즈니스는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사업도 결국 두 개의 축으로 나뉜다. 앞에서 본 네 조각이 이 두 축 안에 그대로 들어간다.
고객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부분이다. (해결할 문제 + 해결 방법)
고객이 그 해결책을 알고, 고르고, 계속 쓰게 만드는 모든 과정이다.
즉 상품·서비스가 문제를 해결한다면, 고객 관계는 고객이 그 해결책을 직접 선택하게 만든다. 비즈니스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은 언제나 이 두 축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축과, 그 해결책을 고객에게 닿게 하는 축
상품과 서비스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세상의 모든 상품은 예외 없이 어떤 문제에서 출발했다.
형태가 물건이든 서비스든 앱이든 상관없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내 상품은 고객의 어떤 불편을 없애 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상품이 아니라 아이디어 단계일 수 있다.
고객 관계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 전체를 말한다.
고객이 브랜드를 알게 되고, 선택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용하고, 재구매하고, 주변에 추천하며 넓혀 가도록 만드는 모든 과정이 여기에 포함된다. 단순한 응대나 친절이 아니다.
그래서 고객 관계는 하나의 부서가 아니라 고객과 만나는 모든 기능의 합이다.
이 기능들을 따로 떼어 보면 각각의 업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하나의 경험이다. 그래서 고객 관계는 아래 세 단계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고객이 우리의 존재를 인지하는 단계. 아무리 좋은 상품도 여기서 막히면 없는 것과 같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우리를 고르는 단계. 신뢰와 구매 편의가 여기서 결정된다.
재구매와 추천으로 이어지는 단계. 앞에서 말한 지속성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혁신의 정의는 저절로 나온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두 축뿐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문제를 다시 찾거나, 서로 다른 문제를 하나로 묶는다. 무엇을 파는 회사인지가 달라진다.
기술, 형태, 제공 방식을 바꿔 같은 문제를 더 빠르고 편하게 해결한다. 새로운 기술과 다른 분야의 방식을 융복합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고객이 알게 되는 경로, 사는 방식, 계속 쓰게 되는 구조를 바꾼다. 상품은 그대로여도 고객의 경험은 완전히 달라진다.
바꿔야 할 대상은 알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한 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새로 만들라는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출발점은 언제나 동종업계가 하고 있는,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다. 거기에 무엇을 붙일지만 정하면 된다.
이제 남은 일은 이 공식에 나오는 세 단어를 하나씩 푸는 것뿐이다. 융복합이 무엇인지, 기술의 진보가 무엇인지, 이업종이 무엇인지. 이 셋만 이해하면 공식은 끝난다.
융복합은 두 가지를 나란히 붙여 놓는 것이 아니라, 붙였을 때 전에 없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융복합에서 1 + 1 은 2가 아니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이전에는 없던 가치와 경험이 나와야 융복합이다.
서로 다른 기능이나 상품을 하나로 합쳐, 고객이 여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게 만든다.
합치는 과정에서 고객이 그것을 사는 이유 자체가 달라지고, 없던 시장이 새로 생긴다.
많은 사람이 융복합을 해결 방법, 즉 기술에만 적용한다. 그러나 해결할 문제끼리 합치는 융복합이 오히려 더 강력하다.
공식에 나오는 기술의 진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두 번째 것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특정 업종에서만 쓰이는 기술이다. 그 산업의 생산 방식이나 품질을 직접 끌어올린다.
불, 전기, 인터넷, AI처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산업의 일하는 방식과 사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다.
이업종 융복합은 서로 다른 업종의 상품을 붙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두 가지다.
각 업종이 따로 풀던 문제를 하나의 상품 안에서 같이 해결한다. 앞에서 본 TV와 인테리어, 정수기와 얼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능만 바뀌는 게 아니라 고객이 사는 이유가 바뀐다.
세상에 없는 새 기술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당연하게 쓰지만 내 업종에서는 아무도 쓰지 않던 기술, 유통 구조, 운영 방식, 고객 경험을 가져오는 것도 이업종 융복합이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늘 하나다.
지금 내 비즈니스에 무엇을 붙이면, 전에 없던 가치가 생기는가.
지금 종이에 두 줄만 적어 보자. 내 상품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그리고 고객은 어떤 경로로 나를 알고, 고르고, 다시 찾는가.
이 두 줄이 곧 내 비즈니스의 전부다. 혁신은 이 두 줄 중 어디를 바꿀지 정하는 일에서 시작된다.